
다이소가 한국 브랜드였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내가 처음 기억하는 다이소는 한참 DIY 인테리어 바람이 불었을 때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십몇 년 전쯤이었던 거 같다. 다이소의 나무로 된 제품을 이용해 수납장도 만들고 하는 여러 가지 DIY 방법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녔다. 나는 지방이기도 하고 시골에 살고 있어 집 근처에 다이소가 없어 부러운 마음으로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일본 브랜드로 알고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잘 모르겠다. 벌써 25년이 되었다니 정말 대단하다. 책을 읽으면서 천 원짜리라고 싼 맛에 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부끄러웠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가격에 품질까지 폄하하고 무시하고 있었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물건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사용할 때도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으며 반성하게 되었다.
이제는 5만원권이 지폐의 큰 금액을 차지하면서 그리고 카드를 사용하면서 천 원짜리 지폐를 본 지도 오래된 거 같다. 누군가는 천 원의 가치를 다르게 보고 있었다. 일의 본질을 잊지 않고 꾸준히 버텨온 그의 발걸음이 참으로 멋지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처럼 매력 있는 경영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1. 저자 및 책소개
2. 목차와 책 속 문장
1. 저자 및 책소개
제목: 천 원을 경영하라
저자: 박정부
출판사: 쌤앤파커스
발행일: 2022. 12. 01.
분류: 경제경영 > 기업/경영자 스토리
저자는 아성다이소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국민가게 ‘다이소 신화’를 만들어낸 한국 균일가 사업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의 1달러 숍, 일본의 100엔 숍과 차별화된 한국 균일가숍의 원형을 만들고 연매출 3조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남들이 은퇴 후를 계획할 45세에 무역업으로 도전을 시작하여 10년을 준비한 끝에 1997년 천호동에 1호점을 열었다.
이렇게 처음부터 남다르게 시작한 다이소는 현재 1,500여 매장, 용인 남사와 부산의 최첨단 물류허브센터, 3만 2,000여 종의 상품으로 매일 100만 명의 고객이 찾는 국민가게로 사랑받고 있다. 고객의 땀이 밴 소중한 1,000원의 가치를 상품 하나하나에 담아내는 일에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다. ‘집요한 고민이 세상과 운명을 바꾼다’는 신조로 고객에게는 놀라움과 감동을, 수많은 기업인에게는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아성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이 최초로 직접 공개한 다이소의 성공비결을 담은 책이다. 지갑 속 천 원 한 장에 올인해 매출 3조 회사를 만들어내기까지 과정 하나하나를 자세히 담았다. 요즘같이 일확천금의 유혹이 커진 시대에, 기본을 지키며 견고하게 회사를 성장시켜 온 성공 비결과 경영 노하우가 가득하다.
2. 목차와 책 속 문장
[목차]
Part 1.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Part 2. 본질만 남기고 다 버려라
Part 3. 천 원짜리 품질은 없다

[책 속 문장]
천 원의 힘
사람들이 흔히 내게 묻는다. "어떻게 천 원짜리 팔아서 3조 매출을 할 수 있죠?" 아성다이소가 눈부신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탄탄대로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천 원의 힘' 때문이었다. 만리장성도 벽돌 한 장에서 시작되었듯, 3조 매출도 천 원짜리 한 장에서 비롯되었다.
내게 천 원이란 매 순간 흘려야 하는 땀방울이고, 그 땀방울이 만든 성실함이자 정직함이다. 기술이나 요행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정직하지 않고 성실하지 않았다면 절대 얻을 수 없는 성취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작은 것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지키고 당연한 것을 꾸준히 반복했던 것, 그것이 오늘날 아성다이소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누군가 열정이 뭐냐고 묻는다면, 내게 열정이란 간절함이었고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이의 초집중 같은 것이었노라고 답하고 싶다. 열정이 없어 고민인가? 그건 열정이 다 소진되어서가 아니다. 열정에는 만기도 유효기간도 없다. 간절하기만 하다면. 신기한 것은 집중하면 할수록 그리고 간절할수록 더 크고 대단한 에너기자 나온다는 것이다. 더 간절한 쪽으로 에너지가 모이는 게 세상의 이치인가 싶다.
고통스러운 시간
이 어려운 과정을 어찌 넘어설 것인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했다. 시간이 갈수록 일본에 출장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다.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었다. 눈앞에 거대한 산이 나를 가로막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흔들림 없이 가다 보면 이 어려운 고비도 넘길 수 있으리라. 이는 내 앞에 놓인 현실이었고 또 내가 견디고 극복해야 할 현실이기도 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물건을 주문받으러 간다기보다는 나를 담금질해서 더 단련하자는 생각으로 무거운 발검음을 감행했다.
바닷가재는 성장 과정에서 몸이 커지면 껍질을 벗는다. 이때 껍질을 벗지 않으면 단단한 껍질 속에 갇혀 일찍 죽게 되기 때문이다. 바닷가재 수명이 얼만지 아는가? 탈피만 제때 하면 길게는 100년 이상 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바닷가재의 장수 비결은 바로 '탈피'에 있는 것이다.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오도록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한두 가지 상품만을 전략적으로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3만 가지 상품 하나하나에 그런 '만족'과 '서프라이즈'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가성비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라고. 그래서 나는 첫 매장 오픈부터 지금까지 '가격에 비해 최소한 2배 이상의 가치를 갖는' 상품을 판매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
마진이 아니라 만족을 좇아라
나에겐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상품이 싸고 좋으면 고객은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이윤을 먼저 추구하기보다는 싸고 좋은 물건으로 많은 고객이 찾아오도록 하여 매출을 일으키자는 전략이었다. 원가가 올랐다고 덩달아 상품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유통과정의 거품을 없애고 비용을 최소화해 가격과 품질을 유지하고자 했다. 나아가 고객이 상품에 대해 느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포장을 최소화하고 디자인을 단순화해 원가를 절감하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과거에는 공급이 부족해 생산자가 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지났다. 지금의 고객의 욕구가 우선시 되는 시대다. 모든 가치는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고객을 중심에 놓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때 감동받는지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한다. 고객들 자신조차 미처 몰랐던 욕구를 먼저 찾아내 만족시켜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일 갈고닦아야 한다.
혼을 담는다는 것
아무리 사소한 상품이라도 혼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 가치가 나올 수 없다. 1,000원 짜리든 5,000원 짜리든 마찬가지다. 정성이 들어가야 원하는 상품이 나온다. 대충 만들면 쓰레기밖에 안 된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더욱 정성을 들이고 혼을 담는다. 그러니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가의 상품보다 더 많은 고민과 에너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우리의 타깃은 '라이프'
필요한 것은 다 있소(다양성)
원하는 가격에 다 있소(가성비)
어디든지 다 있소(접근성)
주위에서 타깃 고객이 너무 폭넓은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며 묻는다. 그 많은 수요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타깃은 성별이나 나이가 아닌 '라이프'이다. 우리의 목표는 '가성비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이다.
매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소매의 기본이 뭘까? 당연히 고객을 오게 만드는 것이다. 한번 온 고객이 다시 온다는 보장은 없다.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이 매장운영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고객의 마음은 늘 변한다. 쉽게 질린다. 매장과 상품에 변화가 없는데, 어제 왔던 고객이 왜 또 오겠는가? 어쩌면 소매업은 고객이 느끼는 '싫증'과의 싸움이다. 고객을 불편하게 해서도 안되지만 싫증 나게 해서도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 매장은 늘 생동감과 활력이 넘쳐야 한다. 생물처럼 살아 움직여야지 웅덩이처럼 고여 있으면 고객이 먼저 안다.
천 원짜리 상품은 있어도 천 원짜리 품질은 없다
우리는 가격이 싼 제품을 팔지만 싸구려를 팔진 않는다. 소비자는 품질이 나쁘면 1,000원도 비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불량률이 0.1%니 0.2%니 하는 말은 고객에겐 통하지 않는다. 고객에게 불량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다. 매장에서 수십만 수백만 개의 상품을 판다 해도 고객이 구매하는 상품은 하나다. 구매한 상품 1개가 불량이면 고객에게는 100% 불량이다. 변명의 여지없이 그냥 불량인 것이다.
M&A를 하지 않는 이유
우리는 M&A를 하지 않는다. 전문화된 벤더업체들로부터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상품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협력업체를 보호한다는 측면도 있다. 보호라는 말이 좀 거창하지만,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마음 대문이다. 우리가 거래하는 국내 제조업체만 900개가 넘는다. 이런 고마운 중소기업들과 상생할 길을 모색하는 것이 나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크고 작은 나무들이 함께 숲을 이루듯이 수많은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해 나가며 산업 전체를 일으키는 것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고민하는 집요함이 운명과 세상을 바꾼다
균일가 사업은 돈이나 머리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우직하게 땀 흘려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상품을 발굴하고,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정보가 개발과정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한마디로 온몸으로 뛰어다니며 몰입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무엇보다 업에 대한 본질을 정확히 알고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실행력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지속할 수 있다. 다이소의 사훈은 '바르고 정직한 것'이다. 땀방울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창업부터 지금까지 바로고 정직하게 '천 원의 가치'를 지켜내려 했다. 오늘도 우리 매장을 찾아주신 100만 고객들이 바로 그 성실함과 땀방울이 인정받았다는 증거가 아닐까?
- 저자
- 박정부
- 출판
- 쌤앤파커스
- 출판일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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